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전체기사보기
 
809호 / 불기 2566-08-19

능인뉴스

스님법문

칼럼·사설

독자마당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전체보기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뉴스 홈 칼럼·사설 기획 기사목록
 
반가사유상이 웃은 까닭
기사입력 2022-06-14 오후 5:25:00 | 최종수정 2022-06-14 17:25

지난 5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양국 정상 회담과 만찬을 앞두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는데,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건 처음이라서 화제였다. 최근 영화, 음악, 스포츠 분야 등에서 한국의 놀라운 성취를 바라보는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그의 박물관 방문에 그대로 묻어난 듯했다. 한 나라 문화의 뿌리와 저력을 문화재에서 찾아보려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관람한 문화재는 고려 경천사지 10층 석탑, 청녕4년명 고려 범종, 신라 금관이었다. 경천사지 석탑에 어우러진 고려인의 국제적 감각과 예술성, 범종에서 울리는 소리는 곧 부처님의 음성을 상징한다는 설명에 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처음엔 우리 측이 국보 78・83호 반가사유상을 꼭 포함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한 데다가 반가사유상이 전시되고 있는 ‘사유의 방’이 2층에 자리해 경호 문제로 부득이 제외되었다고 한다.

만일 그가 이를 보았더라면 우리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에 한동안 시선을 못 떼며 감탄사를 연발할 게 분명했을 텐데 아쉽다.

‘반가사유상’은 ‘반가부좌로 앉아 생각하는 상’이라는 뜻이다. 존명(尊名)이 미륵보살이기에 머리에 보관을 썼다. 자세는 의자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허벅지에 올리고, 왼손을 왼발 발목 부근을 감싼 자세로 오른손을 들어 검지를 오른쪽 뺨에 대고 하염없이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느 불보살상은 대체로 존명을 금방 알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반가사유상만큼은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알아보게 되는 그런 상이다.

반가사유상은 인도에서 처음 나타나 중국과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까지 전파되며 나라마다 민족 특유의 감수성을 담아 우수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냈다. 흥미로운 건 각국에서 모두 특정한 시기에 크게 유행했다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인도는 1~3세기, 중국은 4~7세기, 우리나라는 6~7세기, 일본은 7~9세기에 유독 많이 만들었고, 이후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유행(流行)처럼 인도에서 출발해 중국-한국-일본 순으로 한 바퀴 돌다가 사라진 것이다.

일본의 고류지(廣隆寺) 반가사유상은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어느 조각가가 만들어 보낸 것인데, 이를 본 독일 실존철학자 칼 야스퍼스(1883~1969)가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얼굴’이라고 극찬했다. 그런 고류지 상을 만들어낸 백제 혹은 신라의 반가사유상은 그래서 당연히 최고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국보 78호와 83호상이 단연 대표작으로 꼽힌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이 두 국보상이 나란히 전시되고 있어서 서로 자세히 비교해가며 감상할 수 있다. 이 두 상은 서로 닮은 듯 다른 듯 미묘한 차이가 있다. 보관을 쓴 채 생각하는 모습인 건 거의 똑같지만, 자세히 보면 한 상은 굉장히 화려하고 다른 한 상은 지극히 검박한 분위기가 물씬 난다.

78호상이 얇고 고급스러운 질감이 느껴지는 옷을 입은 것과 달리 83호상은 상체를 벗었다. 장식 면에서도 78호상이 목걸이를 비롯해 팔찌와 발찌 그리고 완천(腕釧, 팔뚝에 다는 장신구)까지 잘 차려입은 데 비해서 83호상은 작은 목걸이 하나만 차고 있는 등 소박하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이런 장식성이 크게 부각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두 상 모두 아주 우아하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조의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각 기술이 목조나 소조에 비교해 훨씬 어려운 금동으로 표현되었다는 점도 놀랍다.

그런데 이 두 반가사유상이 고대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데는 사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은은하게 미소 짓고 있는 얼굴 때문이다. 입꼬리를 아주 살짝 위로 치켜올려 보일락말락 웃음을 짓고 있는데, 어찌나 미묘한지 반가사유상 아름다움의 백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모든 반가사유상마다 다 이렇게 미소가 표현된 건 아니고,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우리나라 반가사유상에 유독 많이 보인다. 일본 반가사유상 일부에 미소가 표현되기는 했어도 우리나라처럼 살짝 웃는 웃음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활짝 웃는 모습이라 다르다.

그런데 반가사유상의 얼굴에 왜 이런 그윽한 미소가 번져 있을까? 깊은 명상에서 우러나온 선정(禪定)의 열락(悅樂)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혹은, 미륵보살은 미래에 우리 사바세계로 내려오기로 수기(授記)하였으니, 중생을 장차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고심하던 끝에 마침내 해답을 얻어 절로 나온 기쁨의 미소는 아니었을까? 미륵보살이 세상에 내려오기를 기다리던 옛날 사람의 염원이 미소로 표현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어느 쪽이든, 반가사유상이 짓고 있는 웃음은 청정하고 원만하며 영원의 상징으로서 오늘날 사람에게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국보 78호 및 83호 반가사유상. 지금 용산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의 웃음>

<삼국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고류지(廣隆寺)에 봉안한 반가사유상>

기사제공 : 능인선원
 
 
 
독자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의견쓰기
 
 
 
종합 능인뉴스 칼럼·사설
8월 법당 행사 일정표
결연후원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첫 번째 ..
하계 청소년 자원봉사자 모집
골목 활성화 프로젝트 ‘골목 휴..
복지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건강..
지역사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신대현교수의 고대에 불교미술
능인불교대학 졸업 후 봉사를 시..
탑돌이
감동뉴스
불자단상 - 4월을 맞이하며
나홀로 사찰여행기 23 운악산 봉..
주변을 아름답게, 금강회 화단 ..
능인선원 방생기도 대법회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방법!!..
1:1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
관심도 사랑이다. 능인장 회의를..
「2022년 초복 행사」 진행
불자단상 할머니의 천도재
능인의 미래 어린이 법회
불교에서 유래된 말!
광고문의 · 기사제보
서울시 강남구 양재대로 340   대표전화:02)577-5800   팩스:02)577.0052   E-mail:gotonungin@hanmail.net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c)2022 능인선원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