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수), 불교대학 73기 새 법우들과 함께 원주 구룡사로 사찰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73기 신입 법우들의 모처럼의 봄나들이를 축복이라도 하듯 하늘도 청명하고 산과 들에는 연녹색 새싹들마저 방긋방긋 반겨 주는 듯했다.

신입 기수들의 통과의례로 자리 잡은 이 행사가 코로나 상황 악화로 취소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고 28명이나 되는 법우들이 동참해주었다. 평소 출석 인원 약 40명 중에 불가피하게 못 가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참할 정도로 이번 기수는 개강때부터 기대를 많이 받아 왔던 터라 신심이나 단합심이 대단한 기수임을 확인시켜 준 것 같아 은근히 고무되는 마음이다. 이번 행사에 유난히 선배들로부터 73기를 위한 격려의 선물도 많았다.

간사장님이 금일봉을 흔쾌히 내주셨고, 기별 본부와 현법사단, 관리본부에서도 새 법우들을 위해 여러 선물과 먹거리들을 많이 챙겨 주었다. 특히 현법사 단장님은 구룡사까지 동행해서 신입 법우들을 자상하게 안내해주면서 예쁜 단주도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받은 풍성한 선물들을 안고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구룡사를 향해 떠났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에 경내 곳곳이 아담하고 잘 다듬어져 있어서 너무도 정겹게 느껴졌다. 얼마를 오르다 마주한 대웅전은 화려한 단청과 섬세한 조각미에서 장엄함과 엄숙함마저 느껴졌다. 의상대사께서 창건할 당시에는 구룡사(九龍寺)로 표기하였는데 조선 중기 이후 절 입구에 있는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절 이름도 아홉 구(九)가 아닌 거북 구(龜)로 바꿔 쓰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쇠퇴하던 절이 더 부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서니 마침 사시 기도가 진행중이어서 우리 일행은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었다. 이어 현법사 단장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다 같이 독송했다. 무엇보다 현법사 단장님의 뛰어난 목탁 실력에 모두가 압도되어 한층 엄숙한 기도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공양간에서 모두가 정겹게 담소를 나누며 준비해간 점심 공양을 마친 다음, 원주 시청에서 주선해주신 해설사로부터 구룡사의 유래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해설사와 함께 길게 늘어선 전나무 숲길을 걷는 값진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시원스럽게 뻗어 오른 전나무 가지 사이로 비추어지는 해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 코로나로 짓눌렸던 답답한 마음이랑 힘들었던 일들이 살랑이는 바람결에 말끔히 씻어지는 기분이었다. 해설사의 재미있고 친절한 해설을 들은 후 짧은 시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귀경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각자 소개와 이날 하루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서먹서먹하게 공부만 하다가 서로 대화하며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공기 좋은 산사에서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아서인지 한층 더 밝아진 표정들이 행사의 보람을 더해주는 것 같다.

지금껏 열심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듯이 앞으로도 큰스님의 강의나 법문을 새겨 들으시면서 73기 법우님들 모두 윤택하고 발전된 삶이 펼쳐지시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글 / 사진 : 교육본부장 김명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