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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단상
기사입력 2022-05-10 오후 4:30:00 | 최종수정 2022-05-10 16:30

지금으로부터 약 24년 전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1998년 2월 5일 목요일, 2월 초순 치고는 제법 쌀쌀한 오후 2시경, 사무실 문을 아무런 노크도 없이 살며시 열면서 들어오시는 불청객 칠순노인 할머니! 들어오시면서 웃음 띤 모습으로 아무 스스럼없이 소파에 풀썩 주저앉으며 “나 배고파 돈 좀 줘” 얼굴에 주름은 꽤 많고 힘은 없어 보이나 그래도 매우 곱게 늙으신 할머니의 모습이다. 너무나 어이가 없으면서도 선뜻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잠시나마 혼란했던 마음이 가라앉으며 할머니와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하여 이곳에 오셨습니까? 할머니 대답인즉, 나이는 75살인데 영감님은 15년 전에 홀로 가셨고, 자식은 외국 어딘가에 가 있다 하는데 요즈음 연락도 자주 없고, 지금은 집도 없어 친구 할멈 집에서 거처하고 있으면서 조석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한다고 자탄하신다. 낮에는 돌아다니며 구걸하여 그래도 괜찮은데 저녁에는 외롭고 쓸쓸하고 추워서 매우 어려운 생활이 계속된다 하신다.

오늘 아침은 잡수셨는지요? 어제는 구걸이 되지 않아 아침을 거르고 이젠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그 누구도 돈(보시)을 보태주지 않는다고 한탄하시며 수심에 잠기신다. 사실 그 당시에는 IMF 시대라서인지 종전보다도 훨씬 많은 불청객들이 찾아드는 게 사실이었다. 불우이웃돕기 운동원, 아르바이트 학생, 보험 설계원, 각종 외판원에다 잡상인 등등...

“할머니, 너무 시장하실 텐데 설렁탕 한 그릇 시켜 드릴 테니 여기 사무실에서 잡수시고 가세요.” 하며 식당으로 전화를 걸려고 하는 저에게, “아이고 선생님! 설렁탕이라니요, 그 비싼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고 또한 이가 아파 먹을 수도 없어 라면 한 그릇을 사 먹을 테니 라면 값만 달라”하시며 전화기의 손을 끌어당기신다. 너무도 완강하심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러시면 “이 돈으로 사 잡수세요.”하며 5,000원을 드리는 순간, 아이쿠 이렇게 큰돈을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내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으시던 그 할머니!

문을 열어 드리며 편히 가시라고 인사하는 과정에서 우연의 일치인가 할머니와 나는 두 손 모아 합장 배례를 하게 된다. 고개를 드시는 할머니에게 순간적으로 “절에 다니십니까?” 물으니, “예~ 부처님 열심히 믿고 있어요.” 하시며 돌아서시던 그 모습, 돌아서시는 그 할머니에게 돈을 조금 더 드리고 싶었지만 조금 전 5,000원 이 크다고 그렇게 말씀하신 할머니가 혹시라도 부담되실까봐 돈은 더 드리지 못하고, “할머니 다음에 꼭 또 오세요.” 하는 저에게 관세음보살님처럼 환한 웃음 띤 얼굴로 뒤돌아서며 떠나셨던 그 할머니!! 그 후 그 할머니가 다시 오시기를 진심으로 기다렸건만 그 할머니는 지금까지 다시 찾아오지 않으셨다.

지금 와서 왜 그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날까? 물론 이전에도 그 할머니를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었으나 어떤 방법으로도 만나 뵐 수가 없었다. 지금은 회사도 옮겨 그 할머니가 찾아오셔도 그전처럼 마음대로 사무실에 들어오실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4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아뿔싸~ 내 나이가 벌써 그때 그 할머니 나이가 되어 버렸다. 지나간 과거를 뒤 돌아 보니 수많은 크고 작은 사연들이 주마등같은데 지금까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자문자답 해 보며 앞으로 보다 더 보람되고 여여 하게 살아가야겠다고 굳게 다짐해본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은 종심이 지난 대부분의 사람들의 공통적인 현상이 아닐까 여겨진다.

지금 그 할머니께서 살아계신다면 99세쯤 되셨을 텐데 만약 그 할머니를 다시 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뜻 깊은 부처님 오신 날에 그 환하게 웃으시던 할머니를 진심으로 뵙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도 그 할머니는 지금 피안의 세계에서 편히 계시겠지만 혹시라도 지금도 그 어느 곳을 유랑하시며 살아계신다면 부처님의 가호지묘력이 늘 함께하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빈다.

글 : 이건면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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