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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스님의 금강경
기사입력 2022-05-10 오후 4:28:00 | 최종수정 2022-05-10 16:28

제 30 일합이상분(一合理相分)

모두가 理와 相의 일합상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는 세월이 흐르면 전부 변하고 사라져갈 것들뿐입니다. 우리의 몸은 수명이 기껏해야 백 년 안팎이고, 산과 강,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일정 시간만 지나면 사라지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인연에 따라 잠시 나타난 현상일 뿐 어떤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이 허망한 것 같지만 진리의 눈으로 보면 전부 다 일합상(一合相)입니다. 일합상이란 본질인 이(理)와 현상인 상(相)이 이치에 따라 하나로 합쳐진 것을 말합니다. 파도와 물이 둘이 아니듯이, 본질과 현상이 둘이 아니고, 법신과 화신이 둘이 아니며, 공(空)과 상(相)이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은 마음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합상에 조차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합 이상분의 가르침입니다.

 

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이삼천대천세계 쇄위미진(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以三千大千世界碎爲微塵) 어의운하 시미진중 영위다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於意云何是微塵衆寧爲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 하이고 약시미진중 실유자 불 즉불설시미진중(何以故若是微塵衆實有者佛卽不說是微塵衆) 소이자하 불설미진중 즉비미진중 시명미진중(所以者何佛說微塵衆卽非微塵衆是名微塵衆)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미세한 티끌로 만든다면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티끌의 수가 많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그 티끌들이 정말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티끌들이라고 말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 까닭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티끌들은 그것이 곧 티끌들이 아니요, 그 세상 이름이 티끌들이기 때문입니다.”

 

많고 많은 티끌 미진이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주 미세한 입자를 말합니다. 이 미진이라는 것도 인연에 의해 나타나 잠시 존재하는 것이며 본래 어떤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중생들이 실제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을 뿐입니다.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티끌로 만들면 그 양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러나 그 많고 많은 티끌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는 절대로 많고 많은 티끌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티끌이라고 하는 것은 진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탕으로 생겨 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많고 많은 티끌이라는 것은 그것이 만들어진 마음이 무한한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많고 많은 티끌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됩니다.

 

세존 여래소설삼천대천세계 즉비세계 시명세계 하이고(世尊如來所說三千大千世界卽非世界是名世界何以故) 약세계실유자 즉시일합상 여래설일합상 즉비일합상(若世界實有者卽是一合相如來說一合相卽非一合相) 시명일합상 수보리 일합상자 즉시불가설 단범부지인(是名一合相須菩提一合相者卽是不可說但凡夫之人) 탐착기사(貪着其事)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삼천대천세계도 곧 그것이 세계가 아니요, 그 이름이 세계일 뿐이옵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세계가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이는 곧 일합상이니, 여래께서 말씀하신 일합상은 그것이 곧 일합상이 아니요, 그 이름이 일합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일합상이라는 것은 말할 대상이 아닌 것이거늘 다만 범부들이 일합상이라는 것에 탐착하는 것이니라.”

 

세상은 마음의 얼룩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미세한 입자들이 결합하여 이루어 진 것입니다. 미진의 실체가 없기 때문에 미진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삼천대천세계 역시 본질적으로 실체가 없습니다. 인연으로 화합하여 잠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서의 세계는 그것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허망한 것입니다.

가장 미세한 티끌로부터 광대무변한 삼천대천세계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세계로부터 생겨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삼천대천세계가 전부 다 마음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고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참답게 세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건 중에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분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그 마음이 분필로 만들어져 나온 것이며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책이 출판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여서 다만 인연 따라 부모의 육신만 빌렸을 뿐 각자가 전생에 지은 바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이라고 하듯이 이 세상의 물질은 모두가 다 마음의 얼룩입니다.

《화엄경》에 보면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마음으로 형성되었고 이 우주의 모든 별이 마음의 얼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생들은 모두 자신의 마음에 합당한 별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살면 좋은 별에 태어나고 나쁜 마음을 가지고 살면 나쁜 별에 태어나는 것이 이 우주의 이치입니다. 세계라는 것은 별나라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사회 같은 모든 환경을 다 포함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체 세계가 다 마음 따라서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와 같은 원리를 알면 정말로 마음을 잘 써야 합니다. 누가 어려운 일은 없는지, 괴롭고 쓰라린 일은 없는지 살펴서 같이 슬퍼해 주고 다독거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갈고 닦는 가운데 내 마음이 승화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쓰고 사는지 그 마음자리만을 보시는 분입니다. 마음이 점점 넓어지고 커지는 것이 깨달음에 이르는 필수 요건임을 알아야 합니다.

일합이상분은 진리와 현상, 법신과 응신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가르침입니다. 진리의 자리에서 일합상의 참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합상에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일합상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만 일합상이라고 이름 한 것뿐입니다.

정리 : 구보인덕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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