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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문, 진리의 세계로 들어서는 순간
기사입력 2021-11-09 오후 5:02:00 | 최종수정 2021-11-09 17:02

사람이 드나드는 문(門)은 집 안과 바깥을 가름하는 경계(境界)이면서 한편으론 양쪽을 잇는 통로이기도 하다. 문이 없는 집에선 살 수 없으니, 집은 문짝을 매달아야 비로소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집이 좋고 편하다고 해서 마냥 안에만 있으려는 두문불출(杜門不出)은 곤란하다.

겹겹이 닫힌 문을 활짝 열어 놓는 통개중문(洞開重門)을 해야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세상 살아가는 맛도 느끼게 된다.

‘문’에는 출입하는 시설이라는 본뜻 외에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특정 집단, 또는 스승이나 전문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한테 함부로 열어주면 도둑맞을 수 있다는 ‘개문납적(開門納賊)’은 문단속을 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한 집의 문을 무시로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족들일 테니 ‘가문(家門)’은 ‘집안사람’을 뜻하며 인간관계에서 가장 끈끈한 말이 되었다. 그런데 옛날엔 학교가 따로 없어서 스승의 집에서 공부했기에 이렇게 같은 문을 드나들었던 ‘동문수학(同門修學)’한 사이엔 가족 못잖은 유대감이 생긴다.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언젠간 물고기가 이 문을 통과하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登龍門)에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스승 문하에 나아가 공부하지 않으면 전문 지식이나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는 ‘문외한(門外漢)’ 소리를 듣게 된다. 무엇보다 불자로서 가장 듣고 싶은 가르침은 ‘법문(法門)’ 아닐까.

문을 지난다는 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도 된다. 이런 철학적 함축이 가장 잘 투영된 데가 사찰 문인 것 같다. 절로 향하는 길목엔 갖가지 이름의 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이들을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마음은 더욱 맑아진다. 이 문을 한번 들어가 보자.

처음 마주하는 문은 대개 일주문(一柱門)으로, 기둥 여러 개가 일렬로 세워진 문이다. 부산 범어사 조계문은 기둥이 네 개나 되지만 대체로 좌우 두 개뿐인 문이 가장 많다.

오직 기둥 두 개만으로 무거운 지붕을 이고 있는 까닭은, 진리란 오직 하나라는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다. 오랜 인생 여정의 출발점은 다양하나 끝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가.

일주문을 지나면 신장상을 배치하는 이른바 신장문(神將門)들을 만난다. 천왕문[사천왕문]과 금강문인데, 신중으로 하여금 사찰 안팎의 삿됨을 물리쳐 청정 도량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문이다.

전국에 20~30개쯤 되는 조선 시대 천왕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515년에 세운 장흥 보림사 천왕문이고, 1596년에 지은 김천 직지사 천왕문이 다음을 잇는다.

그밖에 법주사(1624년), 순천 송광사(1628년), 화엄사(1632년), 완주 송광사(1649년) 등 400년 연조가 배인 천왕문들도 여럿이다.

천왕문을 지나야 비로소 절 안으로 들어섰다는 느낌이 든다. 정읍 내장사 천왕문은 들어서자마자 마치 만화경(萬華鏡) 속을 들여다보는 듯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 가득 들어와 감탄이 절로 난다.

금강문(金剛門)도 신장문의 하나다. 인왕 혹은 금강역사가 지키는 이곳은 여러 문들 가운데서도 금당에서 가장 가까운데 자리한다. 부처님 앞을 호위하는 존재가 금강역사이기 때문이다. 하동 쌍계사 금강문 좌우로 늘씬한 전나무들이 가득 들어선 모습은 정말 불국토를 지키는 금강역사 같아 보인다.

해탈문(解脫門)을 들어서면 그 이름처럼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도갑사 해탈문은 1473년에 지어 550년이나 된 건물로 가장 오래된 해탈문이다. 그동안 이 문을 오가며 해탈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불이문(不二門)은 ‘진리란 하나’임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일주문과 비슷하다. “나와 남, 그리고 일체는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잡아함경』)라는 말씀을 구현했다고 한다. 건봉사 일주문은 기둥 아래 높다란 기둥에 금강저가 새겨져 있어 외호의 기능도 겸하는 특이한 작품이다.

드디어 극락에 들어서는 문은 안양문(安養門)과 자하문(紫霞門)이다. 극락정토를 일명 안양이라고도 불러서다. 또 노을은 서쪽에서 지므로 ‘붉은 노을의 문’인 자하문 역시 극락의 문이 된다. 이런 시적(詩的)인 이름 때문일까, 영주 부석사 안양문, 경주 불국사 자하문을 들어설 때면 걸음이 가뿐해진다.

문에는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 남대문·동대문 같은 웅장한 도성 문에는 왕조의 찬란한 위용이 서려 있음을 보고, 시골집 작은 사립문에선 고향의 푸근한 정을 느낀다. 문턱을 높이고 빗장을 걸어 잠그며 사는 세태이지만, 마음의 문만은 언제나 활짝 열어두어야 하지 않을까.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부산 범어사 조계문(일주문)

하동 쌍계사 금강문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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