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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연재 5회> 반 야 용 선
기사입력 2021-11-09 오후 4:50:00 | 최종수정 2021-11-09 16:50

옆의 관에서 울음소리가 새 나온다. 울음은 아직 이승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애원처럼 들린다. “꺼내주세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불자도 아니면서, 더욱 나이도 제일 어리다는 김은미가 울고 있었다. 꺼내줘야 하나? 그러나 나에겐 누군가를 꺼낼 줄 몸이 없었다.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죽음이란것을 느끼는 순간, 딸 얼굴이 떠올랐다. 내 딸도 이렇게 갔구나.

아이와 나는 늘 봉정암 사리탑 앞에 있었다. 기도가 우주를 넘어 제석궁에 있는 인드라망에 닿을 때까지 절을 멈추지 않았다. 세상 모든 존재가 첩첩이 겹쳐진 가운데 서로 얽히고설켜 함께 존재하는 중중무진법계일체(重重無盡法界一切)임을 스스로 각인시키는 의식. 나는 꿈을 꿀 때마다 낮아져라, 낮아져라, 주문을 걸면서 딸과 함께 무릎에 피가 나도록 절을 했다. 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절하는 모습이 지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간절한 발원을 부처님 전에 올리는 것 같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것도 평생 세 번만 갔다 오면 모든 업장이 소멸한다는 봉정암 사리탑 앞에서 내 아이가 쉬지 않고 올리는 절은 비록 꿈속이었지만,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만큼이나 가슴 벅찬 일이었다.

큰스님은 모든 게 아이가 지은 업이라고 했다.

“삼세의 업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전생이 궁금하면 현세를 봐.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면 과거의 삶도 알 수 있어. 내세가 궁금하다고? 그럼 현세의 삶을 보면 알겠구먼. 지금 얼마나 열심히 수행하고 봉사하며 살고 있는지에 따라 물론 내세도 달라질 테고.”

딸이 받은 고통은 그 아이 업이 아니라 어미인 내 업이라는 것을 안다. 왜 그 업을 어미를 살리기 위해 제 목숨을 내놓은 딸이 받는 것인지…. 화두는 늘 가슴 속에서 불꽃처럼 타올랐다.

김은미의 관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관에서 나온 그가 내 머릿속을 휘젓고 뚜벅뚜벅 사라졌다. 10분도 못 참을 걸 왜 온 거야. 절집 마당에서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심사가 뒤틀렸다. 붉게 탈색한 머리칼, 무릎이 드러나게 찢어진 청바지, 굽 높은 구두, 수련에 참석하는 복장이 아니었다. 내 딸이 그렇게 살고 싶어 애쓴 세상을 저 애가 오염시키는구나, 싶어 화가 났었다. 그런데 또 10분을 못 참고 관 뚜껑을 열고 사라지다니. 순간 좁은 구두 속에서 벌겋게 부르터 있을 그의 열 개 발가락이 꼼질꼼질 내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의 발소리가 다시 들린 건 3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다시 들어갈게요.” 김은미의 단호한 목소리. 그래 잘 돌아왔구나. 관 뚜껑이 닫히자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

글 : 안연화지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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