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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교수의 불교미술
기사입력 2021-10-13 오후 5:20:00 | 최종수정 2021-10-13 17:20

신라 미술은 두 계열의 작품 세계가 주축이 되어 발전했다. 하나는 인도, 중국,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아들인 세련된 귀족 취향의 양식으로,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석굴암 불상,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등 우리에게 친숙한 걸작들이 그렇다.

다른 하나는 신라 고유의 미술 감각이 두드러지게 발휘된 향토성 짙은 양식이니, 삼화령 삼존불상, 신선사 마애불상, 고선사 삼층석탑 등이 그런 계열에 속하는 명작들이다. 이렇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감수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 ‘불교미술 황금기’가 나타났다.

그런데 신라 불교미술은 명산 주변에 많이 모여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신라 사람들은 산을 거대한 무대로 삼아서 걸작의 향연을 펼친 것이다. 경주 남산(南山)과 낭산(狼山)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니 이 두 곳만 잘 다녀봐도 신라 불교미술의 정수를 두루두루 살필 수 있다.

남산엔 주로 서민(庶民) 미술이, 낭산엔 귀족 미술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도 흥미롭다. 남산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내린 지형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정상 높이가 466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예로부터 신라 사람들이 신령한 기운이 서렸다고 믿은 영산(靈山)이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난 데도 남산 기슭 나정(蘿井)이다. 신라 말 나라가 극심히 혼돈해지자 남산의 산신이 포석정에서 연희를 즐기던 왕에게 나타나 쇠망을 경고했다는 전설도 있으니, 신라의 시작과 끝이 바로 이 산에서 일어났다고 할 만하다.

남산은 남북 8㎞, 동서 4㎞로 기다랗게 이어지면서 34개의 완만한 골짜기를 만들어 놓아 산사들이 들어서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신라 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절이 이곳에서 법등을 밝혔을지 짐작이 안 갈 정도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인연이 다하고 절터만 남아 있다.

남산의 여러 절터 중에서도 용장사는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한 절이다. 8세기쯤 창건되어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세종이 ‘다섯 살 신동’으로 극찬했던 촉망 받던 청년 김시습(金時習)은 단종 임금이 폐위되자 세상에 염증을 느껴 떠돌이로 살다가 출가한 다음 용장사에 들어와 살았다. 천재 시인에게 용장사는 절망한 마음을 보듬을 안식처가 되어주었고, 그는 여기서 소설 『금오신화(金鰲神話)』를 썼다.

용장사는 무엇보다 신라 유가(瑜伽, 유식학)의 시조 태현(太賢) 스님의 일화로 유명하다. 태현 스님은 날마다 장륙상(丈六像, 높이가 1장 6척인 불상) 주위를 빙빙 돌며 예불드렸는데, 어느 날 정성에 감동한 불상이 그가 도는 대로 얼굴을 돌리며 내려보았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지금 불두 없는 불좌상이 바로 이 장륙상이다. 그런데 이 불상은 자연 암반 위에 올린 3단 대좌를 2m가 넘게 높다랗게 쌓은 점이 특색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불상이다. 삶에 지친 사람 누구나 어디서든 바라보면서 위안을 얻으라는 뜻이었을까. 혹시 우리도 이 장륙상을 돌면 부처님도 함께 고개를 돌려주지 않을런지.

용장사에 가면 불상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세운 삼층석탑, 장륙상 옆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상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용장사지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면, 꼭대기 바위 위 고운 연꽃이 아름답게 돌려진 불상 대좌가 보이는데 옛날 삼화령 미륵불상이 앉았던 자리라고 전한다.

낭산은 100m가 조금 넘는 봉우리 세 개로 이뤄진 능선이 남북으로 기다랗게 이어진 경주의 진산(鎭山)이다. 일찌감치 복지(福地)로 점지되어 왕궁과 왕족들의 거처인 반월성, 동궁 및 월지 등이 세워졌다. 황복사를 비롯해 통일 전쟁 막바지 당나라의 대군을 주술과 비법으로 물리친 사천왕사, 통일을 완수하고 동해 대왕암에 묻힌 문무왕을 화장한 능지탑 등 불교 유적도 적지 않다. 이중 특히 낭산 북동쪽에 자리한 황복사는 왕실의 대표적 원찰로, 왕족 출신 의상 스님도 여기서 출가했다. 692년 효소왕이 아버지 신문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삼층석탑은 근엄한 왕실의 품격과 신라 고유의 건강미가 잘 조화된 ‘원융(圓融)의 미’가 돋보여 국보로 지정된 탑이다.

1942년 해체 수리할 때 706년에 봉안한 불사리와 아미타 및 미륵 불상이 발견되었다. 이 두 불상은 우리나라 유일의 순금제 불상이다.

남산의 계곡들은 입구부터 정상까지 천천히 걸으며 유적과 유물을 보고 내려오는 가을철 한나절 산행에 적당하다.

또 낭산은 지형이 완만해서 발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 답사하기에 좋다. 마침 국립경주박물관에서 10월 24일까지 황복사 발굴 유물 특별 전시도 하니 절터에서 탑을 보고 나서 박물관에서 사리장엄도 볼 좋은 기회다.

이 가을에 불적(佛蹟) 답사나 성지순례를 계획한다면 안성맞춤 같아 추천해 본다.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남산 용장사 불좌상

황복사 삼층석탑 금제 아미타여래좌상

 

낭산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한 금제여래입상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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