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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교수의 불교미술
기사입력 2021-09-14 오후 4:33:00 | 최종수정 2021-09-14 16:33

불상은 형태 면에서 모양 전부를 조각한 환조(丸彫) 상, 그림을 그리듯 면에 새기는 부조(浮彫) 상으로 나눈다. 즉 환조는 3차원이고 부조는 2차원인 셈이다. 부조 상 중에서 바위 면에 새겼으면 마애(摩崖) 불상이라고 부른다. 마애 불상은 바위를 활용하기에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형식이었다. 삼국에서 조선에 이르는 작품이 200기쯤 남아 있는데 국토나 인구 비율로 볼 때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중국에서는 6세기 이후 수나라와 당나라 때 특히 유행했고, 운강이나 용문 같은 석굴에도 조성되었다. 지역으로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가까운 산둥[山東]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산둥은 삼국시대 이래 뱃길을 통해 우리나라가 중국과 가장 빈번히 교류하던 데라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마애불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었다.

예술 면에서 가장 뛰어난 마애불로 꼽는 백제 서산 마애 삼존불이 서해에서 지척인 데 조성된 건 우연이 아니다. 중생을 향해 “어서 와, 힘들었지? 힘내!”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듯한 서산 마애불의 파안대소는 ‘백제의 미소’로 불릴 만큼 명품이다.

굳이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고, 바위만 있으면 아무리 험하고 좁은 데라도 너끈히 조성할 수 있다는 게 마애불의 장점이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나라가 신라였다.

불교미술의 보고 경주 남산을 비롯해 국토 곳곳에 다수의 마애불이 조성되었다. 김유신 장군의 수련 장소였던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 불보살상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탑곡 마애불상군(群), 신라 대표 불상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및 영암 월출산 마애보살상 등 숱한 명작들이 있다. 9세기 작품인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은 1430년에 지진으로 쓰러져 땅에 엎어진 채 600년을 지나오다 2007년에 발견되었다. 지금 불교계에서 열암곡 ‘마애불상 바로 세우기’ 불사가 추진되는 중이다.

고려에 들어와서는 불상을 거대하게 조성하는 흐름이 일어나 마애불도 이전보다 훨씬 커다랗게 새겨졌다. 이에 따라 불신(佛身)은 바위에 간략하게 표현하고, 대신에 섬세하게 조각한 불두(佛頭)를 별도로 만들어서 바위 꼭대기에 올리는 새로운 기법이 나타났다. 또 깊은 산속만이 아니라 사람이 잘 지나다니는 큰길가 언덕 위 바위에도 새겨지면서 마애불은 대중과 좀 더 가까워졌다. 안동 이천동 마애불, 파주 용암사 마애 이불상(二佛象)이 바로 그런 예들이다.

조선에서는 유교를 숭상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사찰 내 등 제한된 지역에서 신앙 활동이 이뤄지느라 마애불은 아주 드문 편이다. 반면에 사찰 내 불상과 달리 지나친 엄숙미에서 벗어나 전통적 기법이 잘 발휘된 작품도 나왔다.

참선 도량으로 1년에 딱 하루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문경 봉암사가 자리한 희양산의 백운대 바위에도 마애 미륵불상이 새겨져 있다.

처음에는 고려 후기 작품으로 판단되었다가, 근년에 1663년에 조성했다는 문헌이 새로 알려지면서 조선 시대 마애불로 재조명되었고 보물로도 지정되었다. 둥글고 갸름한 얼굴에 오뚝한 콧날, 부드러운 눈매, 단정히 다문 입 등이 조화를 이룬 상호(相好)가 아주 아름다워 보는 사람 누구나 경탄할 만한 작품이다.

또 오른손으로 긴 꽃다발을 쥔 용화수인(龍華手印), 왼발 정강이 위에 올린 오른발의 모양, 그리고 옷자락 표현 등이 <나주 죽림사 세존괘불탱>(1622년), <구례 화엄사 영산회괘불탱>(1653년), <하동 쌍계사 영산회상도>(1688년), <여수 흥국사 영산회상도>(1693년) 등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불화 속 불상 모습과 흡사하다.

마애불 아래쪽에 움푹 들어간 구멍이 여러 군데 있는데, 돌로 이 바위를 탁탁 치면 목탁 두드리는 소리처럼 들려 사람들이 많이 쳐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불상 오른눈 밑으로 자연적 변화로 생긴 둥근 자국 두 군데가 아래위로 나 있어 마치 눈물 두 방울이 흐르는 듯이 보인다. 중생이 가여워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마애불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까지 널리 퍼졌다.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서쪽 힌두쿠시산맥의 ‘바미안 대불’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무장 단체 탈레반 때문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지역인데, 탈레반이 이 불상을 이교도의 숭배물이라는 이유로 2001년에 포탄으로 완전히 부숴버렸다. 포신을 앞에 두고 인간의 무지와 잔혹함에 눈물을 흘렸을 바미안 대불의 슬픈 얼굴이 상상된다. 높이 53m라는 압도적 크기도 그러려니와, 3~5세기에 불교가 중동 지역까지 전파되었던 역사가 전하는 세계 문화유산이기도 한 이 마애불이 눈물을 거두고 다시 활짝 웃을 날이 언제일까.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영암_월출산_마애여래좌상

봉암사 마애 미륵여래좌상 얼굴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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