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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교수의 불교미술 숲과 사찰
기사입력 2021-08-11 오후 4:45:00 | 최종수정 2021-08-11 16:45

 맨땅에 풀이 먼저 돋아나오고 이어서 나무가 자란다. 나무들이 모여 햇빛과 비를 받으며 함께 크면 그곳이 숲으로 바뀐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이지만, 세상에 태어나 함께 모여 살아가는 사람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세계 곳곳의 건국 신화 대부분 나무와 숲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도 환웅이 하늘에서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세웠다고 나온다. 그의 아들 단군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弘益人間] 처음 터전을 잡은 곳이 숲속이었다.

신라 왕실도 숲에서 비롯했다. 박혁거세가 나정(蘿井) 옆 숲속에서 알을 깨고 나와 나라를 세웠고,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金閼智)는 시림(始林, 지금의 鷄林) 속 황금 궤짝에서 나타났다(『삼국유사』). 이렇다 보니 역대 왕들도 자연히 숲의 운영과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숲은 권력’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고대 역사가 전하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동경잡기』 같은 기록에 신라의 숲들이 여러 번 언급된 걸 보아도 신라에서 숲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고 또 잘 가꾸었던지 알 수 있다.

불교 전래 이후 숲에는 절이 자리하였다. 흥륜사는 경주 시내 복판을 지나 남쪽으로 흐르는 남천 언덕에 조성된 천경림(天鏡林)에서 창건되었는데, 흥륜사가 신라 최초 사찰이니 신라 불교 발원지가 바로 숲인 셈이다. 남산 기슭 신유림(神遊林)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직전, 부처님 위력으로 당나라 대군을 막기 위해 지은 천왕사를 감싸던 숲이다. 문잉림(文仍林)은 신라 삼보의 하나인 황룡사 장륙상(丈六像)을 조성한 자리이자, 사람들을 해치던 독룡이 혜현(惠現) 스님에게 쫓겨 도망가 숨은 곳이다. 이 숲에서 독룡은 잘못을 뉘우치고 혜현 스님에게 귀의했다. 김현(金現)이라는 청년이 흥륜사에서 젊은 여인으로 몸을 바꾼 호랑이와 밤늦도록 탑돌이를 함께 하고, 나중에 그 호랑이를 위해 지었다는 호원사(虎願寺) 설화도 논호림(論虎林)에 깃들어 있다.

신라 사람들은 석가모니 이전 이른바 ‘전불(前佛) 시대’에 가섭불 등이 설법한 ‘칠처가람(七處伽藍)’이 바로 신라 땅에 있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칠처가람 중 흥륜사[천경림]]와 천왕사[신유림]가 숲속에 자리했으니, 숲이야말로 사찰의 요람이었다고 할 만하다.

『삼국유사』에 “진표(眞表) 스님이 금강산에 들어가 ‘발연수(鉢淵藪)’를 창건했다.”라고 나오듯이,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절에는 ‘寺’자 대신 숲을 뜻하는 ‘藪’를 쓰기도 했다. 백제의 명찰 익산 미륵사도 통일신라 시대에 ‘미륵수(彌勒藪)’라고 불렀고, 대구 동화사도 ‘동화수(桐華藪)’라고 새긴 기와가 있어서 고려 시대까지 이렇게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명찰치고 울창한 숲에 자리하지 않은 절이 없으니, 산사(山寺)란 곧 숲속의 사찰이었다고 해야겠다.

이런 까닭에 숲 관리는 자연스럽게 절이 맡곤 하였다. 조선 시대에 사람들이 땔감과 건축 자재로 쓰려고 산의 나무를 함부로 베어가는 일이 흔했다. 이에 나라에서는 해인사, 송광사, 동화사 같은 큰 사찰에 산림 관할권을 주어 남벌을 막았다.

이를 ‘금산(禁山)’ 또는 ‘봉산(封山)’이라고 하며, 표석(標石)을 세워 사람들 출입을 경계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썼다는 품질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 숲으로 유명한 문경 황장산에 세워진 표석이 그 한 예다.

사찰들의 이런 노력 덕분에 오늘날 명찰 주변에 아름다운 숲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

평창 월정사 솔숲은 전국 3대 전나무 숲길의 하나로 꼽히고, 문경 김룡사 대성암 숲길, 고성 옥천사 숲길, 김천 직지사 암자길, 안성 청룡사 숲길, 영월 법흥사 숲길 등등 수많은 사찰 숲길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같은 여름엔 숲은 또 무더위 식히기에 알맞은 장소가 된다. 무성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싱한 공기와 피톤치드는 도시 속 삶에 지친 사람들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걸 도와준다.

근래 나라마다 환경문제가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을 만큼 자연 훼손에 따른 기상이변이 심각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렇게 좋은 숲들이 아직 많아서 다행이다.

‘총림(叢林)’은 훌륭한 스님이 많이 모인 절을 아름드리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에다 비유한 말이다. 숲을 가꾸고 복원한다면 환경과 생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그 속에서 안식을 얻는 마음속 총림이 되기도 할 것이다.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신라 왕실이 시작된 경주 계림

동화수 기와

소나무 숲을 보호하기 위해 나라에서 세운 황장산 봉산표석

월정사 전나무숲과 성황각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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