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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연재 2회> 반야용선
기사입력 2021-08-11 오후 4:29:00 | 최종수정 2021-08-11 16:29

 

(이어서)

사자가 걸음을 멈춘 곳은 용출

봉 아래 빈터였다. 주위는 어둡고, 괴괴한 그림자들이 흉물스럽게 흔들거리는 빈터에 무덤 같은 열 개의 관이 놓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죽은 자들이 관뚜껑을 열고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만 같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망자들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관 앞에 서십시오.”

지도 법사의 죽비에 맞추어 열 명의 수련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관을 찾아갔다. 그리고 상단의 스님에게 삼배의 예를 올리고 일제히 입관 발원문을 독송했다.

 

저는 이제 삼악도를 여의옵길 원하옵니다

저는 이제 탐진치를 어서 끊기 원하옵니다

저는 이제 불법승을 항상 듣기 원하옵니다

 

발원문 독송이 끝나자 지도 법사는 관으로 들어가 누우라고 지시했다. 우리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고 천천히 관에 누웠다. 서늘한 땅의 온기가 등줄기를 타고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달빛이 시려 눈을 감았다. 심장 뛰는 소리가 마치 거대한 산짐승이 달려오는 것처럼 온몸을 흔들었다. 쿵쿵, 쿵쿵, 쿵쿵.

어깨가 관 벽에 닿아 몸을 옴짝할 수 없었다. 높이 29센티미터, 넓이 42센티미터, 길이 190센티미터. 호화롭게 산 자나 비루하게 산 자나 마지막 떠나는 길에 주어지는 관 면적은 공평하다. 봉사자가 허리를 굽히더니 내 손과 발을 묶었다. 손이 묶이니 흘러내린 머리칼 하나 쓸어올릴 수 없었다.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그때 봉사자가 내 입에 쌀 한 숟가락을 넣어줬다.

“이건 이승에서 먹는 마지막 양식입니다.” 마른 쌀이 버석버석 입안의 숨을 막았다.

딱!

딱!

딱!

지도 법사가 세 번 죽비를 쳤다.

“죽음은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해체입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몸과 의식은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분리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죽비소리와 함께 내가 하늘로 붕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내가 차가운 수술대에 눕던 그 날의 그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출산 예정일을 며칠 앞두었던 새벽, 나는 만삭의 몸을 뒤척이다 잠에서 깼다. 심한 요의를 느끼고 침대에서 일어난 나는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거실을 가로지르는데 아이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변이 질금질금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서둘러 몇 발짝을 더 걸었을까. 배에 강한 통증이 왔다. 주르륵 뭔가 쏟아져 내리는 뜨거움을 느끼며 나는 비명을 지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내 소리에 놀란 남편이 달려왔을 때 마루가 온통 붉은 피였다.

글 : 안연화지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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