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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국보 고려 수월관음도
기사입력 2021-06-16 오전 11:51:00 | 최종수정 2021-06-16 11:51

얼마 전 한 대기업 총수 집안이 미술품 2만3천 점을 국가에 기증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이른바 ‘삼성 가(家) 컬렉션’인데, 수량도 수량이지만, ‘금동 보살 삼존입상’(국보 134호), ‘인왕제색도(정선, 국보 216호), ‘황소’(이중섭), ‘수련이 있는 연못’(클로드 모네) 등 작품 하나하나가 동서양 고금을 망라한 명작들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개인 소장품으로 본다면 단연 세계 최고급이고, 이 작품들로 박물관을 꾸며도 세계 10대 박물관으로 꼽힌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에는 일반 미술품 위주로 소개되었지만, 국보 8점, 보물 32점이 포함된 불교 미술품들 면면을 보면 수집가의 높은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고려 「수월관음도」(보물 926호)는 그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작품이어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수월관음도는 고려 불화에 보이는 다양한 주제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수월관음도의 구도와 배치가 『화엄경』 에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화엄경』 「입법계품」에 53분의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서 법문을 듣기 위해 세상 구석구석을 두루 다니는 선재동자(善財童子) 이야기가 나온다. 맨 나중에 보현보살을 만난 뒤 이윽고 공부가 완성되어 아미타 불국토에 왕생한다. 그가 스물여덟 번째 찾아간 선지식이 바로 관음보살로, 선재동자와 관음보살 두 캐릭터를 핵심으로 하여 그 만남의 순간을 화면에 옮긴 그림이 수월관음도이다.

그런데 관음과 선재동자 외에도, 대부분 수월관음도에는 『화엄경』에 나오지 않는 대나무와 파랑새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왜 그런 것일까? 『화엄경』 이야기와 함께 『삼국유사』 「낙산이대성(洛山二大聖, 낙산에 머물렀던 두 성인 이야기)」 내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이렇다.

중국에서 6년 동안 공부하고 돌아온 의상 스님은 우리나라 동해안 낙산(洛山)에 관음보살이 머문다고 믿고 친견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지금 홍련암 부근에 자리를 잡아 7일을 정진했다. 그러자 팔부신중과 동해 용이 나타나 각각 수정 염주 한 꾸러미와 여의보주 한 벌을 건네주며 독려해 주었다. 용기를 얻은 의상이 다시 7일을 정진하자, 마침내 절벽 사이에 뚫린 굴로 인도받았다. 그리고 관음보살이 나타나서, “정진했던 자리로 돌아가면 산꼭대기에 대나무 한 쌍이 솟아나 있을 터이니, 그곳에다 전각을 지으라.”라고 말했다.

의상이 굴을 나와 가보니 과연 대나무 한 쌍이 솟아나 있었다. 그 자리에 전각을 짓고, 본 모습대로 관음상도 만들어 봉안하고 절 이름을 낙산사라고 지은 다음 경주로 돌아갔다.

의상의 도반이기도 한 원효 스님은 이 소식을 듣고, “그럼 나도 관음보살을 친견해야지.” 하며 낙산사로 향했다. 그런데 의상이 뜻했던 바대로 관음을 뵀던 것과 달리, 원효에게는 관음보살 친견이 맘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먼저, 낙산사 근처에 다 왔을 때였다. 가을이라 논에 벼가 가득했는데 한 여인이 추수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효가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해 “그 볍씨 나 좀 주오.”하고 실없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여인도, “흉년이라 벼가 하나도 없어요.” 하고 대꾸했다. 논에 그득한 게 벼인데 흉작이라니, 원효는 그만 머쓱해졌다.

다시 길을 가니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한 여인이 보였다. 원효는 여인에게 다가가 “목이 마르니 물 좀 떠주시겠소?” 했다. 여인이 표주박을 건네주는데 보니 더러운 빨래하던 물이었다. 원효는 울컥해서 물을 쏟아버리곤 손수 물을 떠서 마시고 떠났다. 그러자 저만치서 소나무에 앉아 있던 파랑새가 훌쩍 날아오르며 “스님! 이제 그만하고 그냥 돌아가시오!” 하곤 사라졌는데, 나무 아래에 가죽신 한 짝이 버려져 있었다. 께름직했지만, 기왕 온 길이라 의상 스님이 지은 전각 안까지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관음상 앞에 아까 보았던 가죽신의 다른 한 짝이 놓여 있는 게 아닌가! 그제야 원효는 평범한 여인으로 몸을 바꾼 관음보살을 두 번이나 보고도 알아채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수월관음도에 대나무와 파랑새가 그려진 건 이처럼 의상과 원효의 일화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그림을 넘어서서 수월관음도에는 역사의 한 장면이 기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의상은 친견에 성공하여 관음보살의 존재를 증명했다. 원효는 실패한 듯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남겨주었다.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 중 누군가는 관음보살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삼국유사』 에 의상보다 그의 이야기가 더 길게 실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글 : 신대현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원효(왼쪽), 의상스님 진영(일본 고산사 소장, 13세기)

수월관음도(보물 926호). 삼성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여 국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수월관음도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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