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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상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사입력 2021-06-16 오전 11:33:00 | 최종수정 2021-06-16 11:33

어리석은 우리 중생들은 복은 지으려 하지 않고 그 대가만 받으려고 합니다. 지어 놓은 것 없이 받으려고만 하니 복인들 어떻게 쌓일 수 있겠습니까? 남에게 베풀고 잊어버리면 그것이 쌓여서 무량한 공덕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은 남에게 주는 것밖에 모릅니다. 주려는 마음만 가지고 살면 우리는 한도 끝도 없이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온 법계가 하나로 통해 있으니 베풀고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이 허공처럼 광대해져 그 복이 무한해지는 것입니다.

절에서 재(齋)를 지낼 때 변식진언을 통해 한 그릇의 공양물을 무한한 공양물로 바꾸어 온 법계에 있는 중생에게 공양을 합니다. 그처럼 유위의 복을 무위의 복으로 바꾸어야 온 법계의 중생들을 다 교화하고도 부족함이 없는 무량한 공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위의 복이 유한하다고 하여 그것을 버려서도 안 되고 무위의 복이 참된 것이라 하여 그것에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버리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는 중도의 수행을 통해서만 구경의 진리를 깨달아 성불하는 법이 되는 것입니다.

 

제20 이색이상분(離色離相分)

 

色을 떠나고 相을 떠난 세계

 

우리가 영원하다고 착각하여 집착하는 모든 만상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형상은 모두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부처님 몸일지라도 그 모습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은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고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모습이나 형상을 가지고 부처님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모양에 사로잡혀서도 안 되고 물질세계의 어떤 껍데기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색이상분의 내용입니다. 부처님은 중생이 법신(法身)을 보지 못하고 다만 삼십이상 팔십종호의 부처님 몸을 보고 여래의 참모습인 줄 알까봐 염려하신 것입니다. 순간순간 변하고 결국에는 사라질 물질이나 형상에 대한 집착을 여의었을 때 비로소 참된 부처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불 가이구족색신 견부 불야 세존(須菩提 於意云何 佛 可以具足色身 見不 不也 世尊)

여래 불응이구족색신 견 하이고 여래설구족색신(如來 不應以具足色身 見 何以故 如來說具足色身)

즉비구족색신 시명구족색신(卽非具足色身 是名具足色身)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부처를 구족한 색신으로써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마땅히 구족한 색신으로써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구족한 색신은 곧 구족한 색신이 아니고 그 이름이 구족한 색신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것은 겉모습이 아니다

 

‘구족색신’이란 깨달음을 이루신 거룩한 부처님의 모습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색신은 구체적인 육신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부처님은 중생 교화를 위해 하나의 방편으로 우리와 똑같은 육신을 지니고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셨습니다.

역사적인 인물로 사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은 화신1)으로서의 부처님입니다. 그러한 부처님의 육신을 보고 부처라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거룩한 모습을 갖추셨다 할지라도 육신은 순간적으로 존재할 뿐 생사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물질이 인연으로 모여 잠시 몸을 이루었다가 언젠가는 지수화풍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육신으로는 진정한 여래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부처님을 직접 대하고 있는 수보리조차도 모습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된 부처님은 눈에 보이는 껍데기가 아니라 깨달은 마음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거룩한 육신은 거룩한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저절로 생겨난 것입니다. 참다운 마음이 완비되고 구족되어 형성된 것이므로 진리의 몸은 물질을 떠나고 껍데기를 떠난 마음자리에 있습니다.

진실된 부처를 보려면 그 모습에 끄달려서는 안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무리 훌륭해도 깨달음의 눈으로 보면 진여(眞如)의 실상이 아니므로 그 껍데기 이름을 구족한 색신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가이구족제상 견부 불야 세존(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可以具足諸相 見不 不也 世尊)

여래 불응이구족제상 견 하이고 여래 설제상구족(如來 不應以具足諸相 見 何以故 如來 說諸相具足)

즉비구족 시명제상구족(卽非具足 是名諸相具足)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여래를 모든 상이 구족한 모양으로써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모든 상이 구족한 모양으로써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모든 상의 구족함이 곧 구족이 아니고 그 이름만이 모든 상의 구족함이기 때문입니다.”

 

형상을 떠난 자리

 

여기서 말하는 제상(諸相)이란 부처님이 갖춘 성스러운 모습을 뜻합니다.

부처님은 여러 생에 걸쳐 중생을 제도하고 수행한 과보로 보통 사람의 몸과는 다른 삼십이상 팔십종호의 뚜렷한 특징을 갖추게 되셨습니다.

절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이런 모습들을 표현해 놓은 것입니다. 눈썹 사이에 백호가 있고, 머리 위에 열 길의 광명이 따라 다니는 등 삼십이상 팔십종호의 특징이 없으면 부처님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삼십이상 팔십종호를 갖추어 훌륭한 길상을 지녔다고 해서 그것으로 여래를 볼 수는 없습니다.

보신이나 화신은 법신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으며 여래의 법신은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 구보인덕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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