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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이제 저 갈게요. 저는 괜찮아요’
기사입력 2021-04-14 오후 4:21:00 | 최종수정 2021-04-14 16:21

2014년 4월 16일 이후 죽음을 바라보는 나의 삶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사건발생 며칠 후 진도 팽목항에서 스님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 주저 없이 도반스님과 그 다음날 첫차를 타고 진도로 향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와 같은 상황일까... 그곳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팽목항에 있는 동안 사섭법 행(行)으로 가족들을 대하고 사념처 관(觀)으로 내 자신을 관리하며 매순간 늘 변수와 돌발 상황이 일어나는 그곳을 지켰다. 초파일 행사를 앞두고 밤늦게까지 천막을 정비하던 어느 날이었다.

어디선가 짐승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소리지?’ 그 순간 함께 자원봉사하시던 거사님께서 뛰어오시며 “스님, 스님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급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거사님이 가리킨 방향으로 무조건 뛰었다.

노을이 지는 햇살 사이로 저 멀리 차디찬 방파제 바닥에 누워계신 어머니와 아버님이 보였다. 경찰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가로막았다. “괜찮을 겁니다. 제가 가볼게요.” 거사님은 술에 잔뜩 취해 기자들과 경찰, 세상을 향한 원망을 쏟아내고 있었다.

가까이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와 함께... 그 옆에는 축 늘어져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는 어머님이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고 계셨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슬픔과 고통의 아우성이었다.

협박하는 아버님조차 어머니를 향해 달려가는 나를 막지 못했다. 달려가자마자 어머니를 꼭 안아드렸다. 한참을 아주 한참을 내 품에 안겨 우시던 어머님은 진정이 되었고, 기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하셔서 우리는 빨간등대 뒤쪽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어머님의 몸이 너무 차서 나는 담요를 가져오겠다고 하며 법당천막을 향해 뛰었다. “이제 됐어요, 괜찮습니다. 걱정안하셔도 되고 기자분들께 사진 안찍도록 양해 좀 구해주세요.” 경찰들은 그제야 안도하며 그렇게 하겠다는 눈빛을 보냈다. “스님 우리 아이는 안오려나봐요.”하면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을 하셨다. “00가 참 착한 아들이었네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리가 있으니 다른 친구들하고 같이 나오려고 조금 늦는걸거에요.

어머니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내봐요. 우리가 믿어줘야지. 우리가 벌써 포기하면 00가 너무 서운해 하지 않을까요? 저도 마음모아 열심히 기도해 드릴께요.” 어느덧 어두운 밤이 찾아왔고 그제야 두 분은 미소를 지으시며 숙소로 향하셨다. 간절한 기도때문이었을까...

그날 밤 나는 00가 물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00야~!!! 라고 소리치며 꿈에서 깨었다. 00는 친한 친구와 함께 그렇게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다.

여러 가지 이념을 떠나서 나에게 진도 팽목항에서의 시간은 ‘불교웰다잉’에 대한 원력을 세우게 된 계기이자, 자식과 남편, 어머니 등 가족을 잃은 간절한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이 아수라장이었던 곳으로 기억되는 사건이다. 남쪽이지만 4월의 진도의 바닷바람은 너무도 매서웠고, 방파제에 위치한 천막법당에서 그 바람을 매일 맞다보니 건강이 악화되어 봉사를 회향하였다.

시신확인소에서 마주한 아이들이 구조된 모습 그대로 나를 에워싸며 원망하듯 바라보는 악몽을 자주 꾸었다. 끝까지 기다리지 않아서일까... 미안한 마음과 나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가족들의 연락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그 후 시간을 내어 안산과 팽목항을 틈틈이 오고 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을 보면 힘겨웠던 그 당시가 떠올라 괴로워진다는 부모님들을 만난 후 인연을 회향하고 기도에 집중했다.

100일 기도가 끝날 때 쯤 방파제 빨간 등대 앞에서 울고 있는 부모님 옆에 그 아이가 교복을 입고 말끔한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스님, 이제 저 갈게요. 저는 괜찮아요. 우리 부모님 위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 꿈 이후로 더 이상 악몽은 꾸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인연에 최선을 다할 때, 그 순간 행복에너지가 주변에 전해지고, 그 에너지가 돌고 돌아 나에게 돌아올 때 세상은 점점 행복해질 것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그 누군가에게 실천하는 것으로 4월의 의미를 새겨보시면 어떨까.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행복도량 함양 문수사 주지 하륜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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