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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무아의 마음이 부처님 자리, 성불의 자리
기사입력 2021-02-01 오후 4:55:00 | 최종수정 2021-02-01 16:55

제 17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 1

구경에는 무아가 되라

구경무아분에서는 일체의 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십육 분까지의 가르침이 다시 정리되어 설해지고 있습니다. 전반부의 총정리 대목이기도 하고 금강경 후반부로 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구경무아란 궁극에는 ‘나’라고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으로 마음 가운데 모든 상을 소멸시킨 적멸의 경계이고 부처님 경계입니다. ‘나’라고 하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멸되는 것이므로 ‘나’라는 상에 머물러서도 안 되며 ‘나’라는 껍데기에 갇혀서도 안 됩니다. 모든 상을 버리고 실체와 하나 되는 수행을 통하여 무아의 경계에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부처님과 하나가 되고 온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무아의 깨달음을 완성한 존재를 진정한 보살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여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서도 내가 했다는 상을 갖지 않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법을 얻었다는 상을 내지 않습니다. 불국토를 장엄했다 하더라도 내가 장엄했다는 상이 없어야 진정한 보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시 수보리백불언 세존 선남자선여인(爾時 須菩提白佛言 世尊 善男子善女人)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운하응주 운하항복기심(發阿뇩多羅三먁三菩提心 云何應住 云何降伏其心)

불고 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佛告 須菩提 若善男子善女人 發阿뇩多羅三먁三菩提心者)

당생여시심 아응멸도 일체중생 멸도일체중생이(當生如是心 我應滅度 一切衆生 滅度一切衆生已)

이무유일중생 실멸도자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而無有一衆生 實滅度者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

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즉비보살 소이자하 수보리(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卽非菩薩 所以者何 須菩提)

실무유법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實無有法 發阿뇩多羅三먁三菩提心者)

그 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고는 마땅히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가질 것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만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으면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그 마음은 ‘내가 응당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이고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 나서는 ‘한 중생도 제도한 바가 없다’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나도 없고 중생도 없고 법도 없다

위없는 깨달음을 얻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마음을 내었을 때에는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가를 수보리가 질문하고 부처님께서 답하고 계십니다. 무아의 가르침이 너무나 중요하고 증득하기 어려운 가르침이기에 다시 한번 요약되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여 일체중생을 지혜의 길, 성불의 길로 이끌겠다고 원력을 세우고 그들을 다 제도한 후에도 실로 한 중생도 내가 제도한 바가 없다고 생각하라.”고 대답하십니다.

일체중생을 다 제도해 마치고서도 한 중생도 멸도한 바가 없다는 것은 ‘나’를 드러내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제도하는 나도 없고 제도 받는 중생도 없고 제도할 법도 없는 완전한 무(無)의 경계가 진정한 보살의 경계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무아의 마음이 바로 부처님 자리이며 성불의 자리입니다.

‘나’라는 상이 있는 사람은 소리를 내지만 마음을 비운 사람은 무한한 허공이 영원한 침묵을 지키듯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일을 하며 소리를 많이 내는 사람은 그 일에 합당한 사람이 아니며 마음을 비운 사람이 아닙니다. 합당한 자리에 놓여 있는 물건은 소리가 없는 법입니다. 발에 꼭 맞는 신발은 신었는지 안 신었는지도 모를 만큼 편안합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잘 맞는 신발처럼 주어진 환경에 묵묵히 아무 소리 없이 자신을 맞추어 나갑니다. 마침내는 환경을 극복하고 환경을 지배하는 지혜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무아의 마음은 하나가 되는 마음입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대가들은 그 피아노와 혼연일체가 되어 자유자재로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됩니다.

위대한 인물이란 일체감을 극대화시켜주는 사람입니다. 일체감을 끌어내려면 ‘나’를 버린 무아의 마음이어야만 합니다. 부처님의 위대성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만중생을 향해 “너희는 부처다”라고 말씀하신 데 있습니다. 너와 나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말씀입니다. 마음이 모이고 뭉쳐서 하나가 되면 누구도 당할 수 없는 큰 힘이 됩니다. 뛰어난 팀워크 또한 하나의 마음이 바탕이 되어 형성되어지는 것입니다. 미국 프로야구팀 중의 하나인 LA 다저스에 토미 라소다(Tommy Lasorda)라는 유명한 감독이 있었습니다. 그는 삼 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정도로 자신이 이끄는 구단을 강팀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포츠 기자가 그에게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라소다 감독은 한 마디로 “나는 선수들과 동고동락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독의 눈빛만 보아도 선수들이 그의 지시를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선수와 감독이 하나가 되었기에 경기마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가정도 마찬가지고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가 잘 되려면 그 나라의 지도자가 국민 모두에게 일체감을 갖도록 해야 됩니다.

언제 어느 곳에 가더라도 묵묵히 다른 사람의 밑거름이 되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자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썩으면서 아름다운 수목을 키우는 거름이 되라는 것입니다. ‘나’라는 상에 집착하여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사람은 중생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입니다. 세상의 갈채에는 연연하지 않고 말없음의 자리에서 남이 알세라 나서지 않는 사람이 보살입니다. 그 마음이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인 것입니다.

정리 : 구보인덕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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