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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佛事)이야기, 네 번째 - 급고독장자이야기④
기사입력 2020-06-10 오후 4:35:00 | 최종수정 2020-06-10 16:35

후회하지 않는 보시

부처님과 승가가 머물 사원을 지으려고 부지런히 귀국길에 오른 급고독장자는 마침내 슈라바스티에 도착했습니다
. 그때 급고독장자와 함께 온 분은 바로 지혜가 으뜸인 사리불 존자입니다. 당시만 해도 급고독장자의 고국 코살라국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란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아닌, 불을 섬기며 하늘의 신(범천)에게 제사를 올리고, 희생제를 지내며, 고행을 하는 이들이 주류종교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가장 큰 부자인 급고독장자가 외국에서 낯선 종교인의 신자가 되어 돌아왔으니 슈라바스티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가 낯선 종교인을 위해 절을 짓겠다고 나선다면 그들이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 짓는 일을 방해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걱정한 급고독장자에게 부처님은 가장 지혜로운 사리불 존자를 함께 보내어 급고독장자가 절을 짓는 동안 벌어질 종교적 논쟁거리에 대해 명쾌하게 대처하게 하였습니다.

아무튼 급고독장자는 부처님의 으뜸가는 제자 사리불 존자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서는 즉시 적당한 사찰 부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부처님은 사원의 입지조건으로, 오고 가기에 편리하고, 시끄럽지 않고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 파리나 벼룩이 없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곳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오가기에 편리한 곳이란 매일 아침 마을로 탁발을 하러 나서야 하는 스님들의 입장을 고려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을과 너무 가까워도 곤란합니다. 고도의 집중을 해야 하는 수행자에게는 무엇보다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해충이 들끓고 추위와 더위가 극심하다면 이 역시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원칙들을 잘 새기며 급고독장자는 슈라바스티 둘레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러다 딱 어울리는 부지를 찾아냈으니 바로 제타(Jeta, 한문 표기로는 기타)태자 소유의 동산이었습니다.

급고독장자는 서둘러 태자에게 달려가서 동산을 팔라고 말했습니다. 태자가 놀라서 답했지요.

그 동산은 내가 참으로 아끼는 곳입니다. 이렇게 무작정 찾아와서 팔라고 하시니 정말 황당합니다.”

제발 저에게 파십시오. 값은 얼마든지 치르겠습니다.”

값이라고요? 장자님. 억억금(億億金)을 가져와서 그 동산 바닥에 쫙 깐다면 모를까 나는 팔 생각이 없습니다.”

중아함경에서 말하는 억억금이 얼마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상상조차도 못할 정도의 거금이겠지요. 대불전경에서는 단순히 정원 전체를 금화로 뒤덮는다고 해도 팔지 않겠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급고독장자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고맙습니다. 금화를 내겠습니다.”

태자는 기가 막혀서 말했습니다.

지금 무슨 말씀입니까? 나는 팔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동산에 금화를 깐다는 것이 바로 값을 말한 것 아닙니까?”

그건 동산을 팔지 않겠다는 말이었지요.”

두 사람은 결국 재판소에까지 나아가게 됐습니다. 판결은 장자 편이었습니다. 끝내 팔 의향이 없었다면 절대로 값을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지요. 울며 겨자 먹기로 태자는 그토록 아끼던 동산을 장자에게 팔게 됐습니다.

재판에서 이긴 장자는 즉시 집으로 달려가 수레를 여러 대 준비해서 가득 금화를 실어왔습니다. 그리고 금화를 하나씩 동산 바닥에 깔기 시작했습니다. 평지가 아닌, 나무나 연못이 있는 경우에는 그 너비만큼 금화를 다른 장소에 펼쳐놓았습니다. 하지만 다 깔기도 전에 수레들이 모두 비고 말았습니다. 금화가 다 떨어지자 급고독장자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태자가 말했습니다.

장자님. 정 후회스럽다면 없던 일로 해도 좋습니다. 금화를 도로 다 가지고 가시고 동산을 제게 돌려주시지요.”

이 말을 들은 급고독장자가 대답했습니다.

후회라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제 집안의 어느 창고에 들어 있는 금화를 가져와야 딱 떨어지게 동산 바닥에 채울 수 있을지를 고민했을 뿐입니다.”

제타 태자는 결국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말았습니다. 대체 그 부처님이라는 분은 어떤 존재이며 그 가르침은 얼마나 위대하기에 전재산을 다 내놓아도 마냥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요? 태자는 생각했습니다.

분명 그 부처님이라는 분은 덕이 높고 큰 복이 있는 존재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 금화가 모자라서 깔지 못한 이곳은 내가 보시해야겠다.’

태자의 결심을 장자는 대견하게 여기며 그곳을 양보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제타(기타)숲의 아나타핀디카(급고독장자) 승원즉 기원정사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불법승 삼보를 위해 아낌없이 시주하는 데에 후회하는 마음이 없었던 급고독장자의 태도는 결국 태자의 마음을 활짝 열었고, 아름다운 시주의 하모니가 이뤄졌습니다. 자신의 불사가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 확신을 가진 장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계속)

: 이미령(불교강사, 경전이야기꾼)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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