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전체기사보기
 
792호 / 불기 2565-12-05

능인뉴스

스님법문

칼럼·사설

독자마당

PDF신문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전체보기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뉴스 홈 칼럼·사설 불사 기사목록
 
불사(佛事)이야기, 세 번째 - 급고독장자이야기➁
기사입력 2020-04-16 오전 9:07:00 | 최종수정 2020-05-06 오전 9:07:18

절을 지어 주시오, 장자여!


급고독장자여, 그대가 사위성에 절을 세워서 비구들이 오가면서 머물도록 해주십시오.”(잡아함경)

동이 트기도 전인 이른 새벽, 부처님은 처음 만난 급고독장자에게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45년 붓다로서 살아가는 동안 부처님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대놓고 요청을 한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었을까요? 그것도 절을 하나 세워달라는, 아주 큰 요청입니다. 경전을 살펴보고 부처님 일대기를 여러 차례 읽어봤지만 참으로 드문 경우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잡아함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절을 지어서 비구들이 오가고 머물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쓰여 있는데, 부처님의 일대기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대불전경에는 그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급고독장자가 부처님에게 자신의 고국인 코살라국에도 와주십사 청하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바르고 원만하게 깨달은 부처님들은 속세와 떨어진 한적한 곳에 머물기를 즐깁니다.”

그러자 급고독장자는 부처님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그 말씀을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부처님과 급고독장자가 처음 만나는 당시 코살라국에는 부처님 가르침이 전혀 전해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바로 그곳으로 오셔서 가르침을 베풀어주십사 청하는 급고독장자에게 부처님은 절을 지어달라는 아주 의미심장한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절을 세워달라고 하시는지, 그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비구들이 오가면서 머물기 위해서.”

부처님의 이 말씀을 통해 의 첫 번째 목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행자들이(혹은 부처님이) 마음 놓고 유행하다 안거 기간이든 혹은 어떤 이유에서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라는 것이지요.

종교의 구성요소는 학자마다 다양하게 꼽고 있습니다만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첫째는 그 종교를 창시한 존재인 교주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그가 세상에 들려주는 메시지인 교리가 있어야 하며, 셋째는 그 메시지를 따라 수행하거나 신앙생활을 하는 추종자들인 신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를 들라고 한다면 그게 바로 그 종교가 머무는 공간 즉 종교건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무소유를 주장한다 해도 수행과 기도와 일상이 행해지는 공간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거점으로 해서 종교는 세력을 키워가지요. 대체로 종교적 공간은 그 의미가 매우 심오합니다. 가령 신이 깃들어 있는 성소라고 보기도 하고,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신비한 힘이 뿜어져 나오는 특별한 곳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도 사찰에 대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최초의 절은 지금 급고독장자에게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불교역사에서 최초로 세워진 절은 부처님 성도 직후 마가다국 빔비사라왕이 기증한 죽림정사입니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죽림정사는 대나무숲(죽림)과 절(정사)로 나뉩니다. 애초 빔비사라왕이 왕가 소유인 대나무 숲을 부처님에게 공양 올렸습니다. 부처님은 이 숲을 받으신 뒤 다람쥐 먹이 주는 곳에 머무셨고, 제자들은 당시 벽과 지붕이 있는 공간에 머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숲속에서 흩어져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가다국 수도인 라자가하(왕사성)의 대부호인 상인이 이곳에 왔다가 비구 스님들에게 숙소를 지어드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비구들은 부처님에게 이 일을 여쭈었고 부처님은 그때에야 처음으로 출가수행자가 숙소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게 됩니다.

부처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부유한 상인(장자)는 하루 만에 스님들의 숙소 60개를 지었고,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숙소를 지어서 승가에 바쳤습니다. 빔비사라 왕 또한 숙소를 짓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성도 직후 이 죽림정사를 거점으로 하여 몇 차례 안거를 지내셨지요. 이처럼 죽림정사는 빔비사라왕과 그 나라의 대부호가 자신들이 원해서 부처님과 승가에 기증한 정사입니다. 반면 코살라국의 급고독장자에게 부처님은 절을 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결국 기원정사는 부처님의 요청으로 지어진 절이라는 말이 되겠지요.

절을 짓는 일은 참으로 큰 복을 쌓는 일입니다. 욕심과 성냄의 불길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세속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몸과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편안히 쉬면서 영원한 행복을 얻는 지혜의 길을 추구할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급고독장자는 부처님이라는 이름 하나만을 듣고 지금까지 베푼 그 어떤 보시보다 가장 큰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승가를 위해 절을 짓는 일이 얼마나 큰 공덕인 줄 아시나요? 아라한 백 명에게 태산 같은 공양을 올리는 것보다, 부처님에게 수미산보다 높게 쌓은 공양물을 올리는 것보다 더 큰 공덕을 쌓는 일이라고 앙굿따라 니까야에서 말합니다.

절을 짓기 위해 고국으로 서둘러 돌아가는 급고독장자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나요? 그 땅에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는 일이 이제 막 펼쳐지려 합니다.(계속)

: 이미령(불교강사, 경전이야기꾼)

기사제공 : 능인선원
 
 
 
독자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의견쓰기
 
 
 
종합 능인뉴스 칼럼·사설
아동·청소년들의 밝고 건강한 ..
마중물, 이웃에게 큰 힘이 됩니..
사회복지기금 마련을 위한 「1,0..
코로나도 막지 못하는 어르신들..
복지사각지대(틈새계층) 발굴·..
강남구 마을 홍보영상 발표회 「..
산문을 나서며
임인년 새해맞이 및 삼재소멸기..
- 건강과 태극권(27) - 순리(順..
불교에서 유래된 말!
감동뉴스
불자단상 - 4월을 맞이하며
지대방이야기 서원
11월 연수원 교육 계획표
취약계층 1인가구를 위한 코로나..
법화경 사경과 큰스님 친견
「우리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
나홀로 사찰여행기 15 순천 선암..
아동·청소년들의 밝고 건강한 ..
신대현교수의 불교미술
나의 도반과 환경개선불사
-웰다잉과 불교-
광고문의 · 기사제보
서울시 강남구 양재대로 340   대표전화:02)577-5800   팩스:02)577.0052   E-mail:gotonungin@hanmail.net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c)2021 능인선원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