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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佛事)이야기, 두 번째 - 급고독장자이야기➀
기사입력 2020-03-11 오후 4:11:00 | 최종수정 2020-03-11 16:11

급고독장자를 빛으로 인도하는 천신인도 강대국 중에 하나인 마가다국 수도 라자그리하, 도시 외곽에 자리한 공동묘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른 아침, 동이 트지도 않은 시각, 한 남자가 성문을 빠져나와 묘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굳게 닫혀 있어야 할 성문은 어찌된 일인지 활짝 열려 있었고, 성문으로 향하는 길에는 대낮처럼 환한 빛이 비쳤습니다. 남자는 그 빛을 따라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성문 밖으로 나가자 빛은 사라졌고, 칠흑같이 캄캄해졌습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걸까싶어 남자는 서둘러 몸을 돌렸습니다.

바로 그때 어떤 존재가 눈부시게 빛을 내며 성문 옆에 나타났습니다. 성문을 지키는 천신이었지요. 천신은 제 몸의 빛으로 공동묘지에 이르는 길을 비추며 말했습니다. “이 빛을 따라 가시오. 그저 앞으로 나아가시오. 그러면 수승한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절대로 물러나거나 돌아서지 마십시오. 세상에는 많은 복이 있지만 부처님께 나아가는 복이 가장 으뜸이니까요.”

눈부시게 빛나는 이 천신은 전생에 사리불과 목련 존자를 믿고 존경한 공덕으로 하늘에 태어났고, 이번 생에 성문을 지키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 남자가 부처님과 만나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커다란 복이 생길 것을 알았기에 남자가 앞으로 나아가기를 권한 것입니다.

남자는 천신이 비춰주는 찬란한 빛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빛의 끝에 서 계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뵙게 되었지요.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남자는 지난 밤, 라자그리하의 친구에게 들었던 바로 그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직감으로 알았습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서 공손히 합장하고 이렇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세존이시여, 간밤에 편안하셨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답하셨습니다.

열반은 언제나 안락합니다. 애욕에 물들지 않고 완전한 열반에 들었기에 나는 편안합니다. 그 어떤 헛된 바람도 품지 않고 마음의 불길을 억눌렀기에 마음은 고요히 쉬고 있으며, 나는 언제나 편안하고 아늑하게 잘 자고 있습니다.”

마치 이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부처님은 반갑게 그를 맞이하여 조촐한 오두막으로 이끌었습니다. 온 세상 만물이 아직 잠에 빠져 있는 때 찾아온 이 남자에게 부처님은 차분하게 가르침을 베푸셨고, 법문을 들은 남자는 감격해서 일어나 절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저는 구원받았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죽는 날까지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 귀의하겠습니다. 삼보를 믿고 따르는 재가신자(우바새)가 되겠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물었습니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제 이름은 수닷타입니다. 저는 늘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아낌없이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를 급고독(給孤獨)이라고 부릅니다.”

그대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저는 이웃한 코살라국의 수도 슈라바스티(사위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살고 있는 슈라바스티에 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오시기만 한다면 저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과 승가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그 급고독장자에게 물으셨습니다.

사위성에 절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급고독장자여, 그대가 사위성에 절을 세워서 비구들이 오가면서 머물도록 해주십시오.”(잡아함경)

캄캄한 이른 새벽에 성을 나온 남자는 수닷타, 또는 급고독장자였습니다. 사실, 급고독장자와 부처님의 첫 만남과 기원정사를 세운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이 경을 보면, 전생에 사리불과 목련존자를 믿고 따라 바른 법의 위대함을 잘 알고 있던 신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조건 이 빛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시오. 그러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커다란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신의 출현은 기원정사의 건립이 그저 한 나라의 수도에 절이 하나 세워지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해질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요, 그 공간에서 법문이 베풀어지면 사람뿐만 아니라 천상의 존재들까지도 진리의 길에 나설 수 있음을 뜻합니다. 선업을 지어서 천상에 난 덕분에 즐거움은 만끽하지만 정작 천상의 존재인 신들 중에는 그 즐거움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 챈 이들이 제법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해탈의 기쁨을 안겨줄 스승과의 만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요. 그러니 제 몸의 빛으로 길을 비춰 장자를 부처님에게 인도한 것이지요.

급고독장자가 코살라국에 절을 세우면 그곳에 깃들어 지내고 있던 천상의 존재들도 부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급고독장자의 이런 행위가 어찌 작은 복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의 불사로 천상과 인간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이 부처님을 만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게 되니 그 복은 크고도 크다고 하겠습니다.(계속)

: 이미령(불교강사, 경전이야기꾼)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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