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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佛事)이야기, 첫 번째
기사입력 2020-02-11 오후 4:49:00 | 최종수정 2020-02-11 16:49

능인신문은 새해부터 동국역경위원을 지내고, 문화로 감성을 충전하고 부처님의 지혜로 삶을 밝히는 불교와 문화가 있는 BBS 불교방송 라디오 매거진 <멋진 오후 2, 이미령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는 이미령선생님의 경전 속 불사 이야기를 연재한다. 이미령 선생님은 타고난 불교계의 경전 이야기꾼으로 알려져 있으며 불교 책 읽기 모임인 붓다와 떠나는 책여행을 이끌고 있다. 능인선원은 기도와 불사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만의 불자들이 땀과 정성으로 일구어 낸 능인선원의 새역사에 불사의 힘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며 불자로서의 사명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불사를 한다-라는 말.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법당이나 도량,그리고 장엄물등 불사의 공덕은 불자로서의 당연한 일이면서도 또 큰 복락을 짓는 공덕이 됩니다.그래서 불사는 스님이나 어느 부자 또는 시주자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십시일반의 마음과 정성이 어우러져서 행하는 일이며 또 재물이 없어도 내 몸과 마음으로 주변에 인연이 되는 사람들에게 권할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불사의 목적은 그 불사를 통해 억겁(億劫)동안 불심(佛心)을 전하는 것입니다. 한 번 올린 보시와 시주, 공양, 공덕 등은 억겁동안의 공덕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불사를 주변에 권하는 권선불사 공덕은 또 어떻겠습니까? 사람은 10년을 위해 나무를 심고, 100년을 위해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절을 짓거나 불상을 조성하고 범종, 법고등을 장엄하는 것은 1,000년을 위한 대계라는 사실을 모르는 불자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절에 어느 정도 다녀본 불자에게 불사라는 말은 귀에 퍽 익은 말입니다. 이 말은 사실,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돈을 내십시오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생활비를 아껴서 절에 시주하는 정도가 아니라 만만찮은 금액의 동참을 바란다는 뜻이어서 부담을 느끼는 분도 많습니다.

불사는 말 그대로 부처님() ()’입니다. ‘부처님 일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요? 부처님을 위하는 일, 부처님과 관련된 일, 부처님 되는 일이란 뜻으로 풀어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러나 사전에서는 조금 더 깊은 뜻을 보여줍니다. ‘불사란 붓다 까리아(buddha-karya)를 옮긴 말로, ‘부처님이 이루어야 할 일을 뜻합니다. 즉 부처님이 하는 일이란 뜻인데, 중생을 구하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교화를 돕는 모든 일을 뜻한다고도 합니다.

이런 뜻을 모아 보면, 불사란 쉽지 않는 일입니다. 부처님이나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거나, 부처님이 하시는 일을 곁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돕는 일입니다. 아직은 중생심인 우리가 불사에 힘을 모으는 일은 부담스럽기까지 합니다.

세속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전 속의 불사는 거룩하지만, 현실에서 불사를 이루려면 지극히 세속적인 말 즉 돈을 내달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스님 입장에서도 불사 동참을 말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잖아도 정성을 다해 절에 시주금을 내는 신도분들에게 큰 부담을 짊어지우는 것만 같아서이지요. 성스러운 부처님 가르침을 들려줘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불사를 하니 동참을 바란다는 모연(募緣)의 한 마디를 꺼내기는 정말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사를 안 할 수도 없습니다. 불사를 해서 웅장한 위엄을 갖춘 큰 사찰로 거듭 나면 사람들의 발길이 향하게 됩니다. 구경이라도 해보자고들 하는 것이지요. 조촐하고 소박한 절의 풍경에 마음이 빼앗겨 불자가 되는 사람도 있지만, 웅장하고 훌륭한 외관을 갖추고 편의시설을 넉넉하게 마련한 큰 사찰은 사람들을 더 많이 불러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대에 맞춰 편의시설을 갖추고 사람들을 위한 시설도 마련해야 합니다. 절에서 다양한 행사도 벌이고, 법회와 불교 강좌를 열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데도 제대로 된 시설이 필요합니다.

작게, 주어진 형편껏 하면 되지, 굳이 자꾸 크게 일을 벌여서 외형에만 신경 쓰는 것은 올바른 불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와 같은 지적은 불사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끝까지 마음에 품고 가야 합니다. 오늘날 종교는 그릇된 행태를 많이 보입니다. 평범한 세속 사람들도 하지 않는 일들을 종교라는 이름 아래 종교인들이 저지른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집니다. 그럴 때마다 종교계에 돈이 몰려서 타락한 것이라는 지적도 많이 받습니다. 절은 가난해야 하고, 교회도 가난해야 합니다. 이렇게 종교는 가난해야 한다는 생각이 세상에 팽배합니다. 처절하게 무너져 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비판을 받은 지도 이미 오랩니다.

그런 와중에 불사에 관해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대체 불사란 것은 무엇인지, 불사는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이 불사에 들어가는지, 불사에 앞장선 재가불자들로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불사라는 명목으로 행여 세상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는 없는지, 불사는 무엇을 목적으로 해야 하는지.

이 연재를 통해 진정한 불사를 함께 고민해보고, 참다운 뜻에서 불사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미령/불교강사, 경전이야기꾼)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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