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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단상 - 나는야, 이발사
기사입력 2015-03-23 오후 3:26:00 | 최종수정 2015-03-23 15:26

나는야, 이발사

‘싹둑싹둑’ 반쯤 귀를 덮고 있던 머리카락이 시원하게 잘려나가는 소리다.
전에 와서 손을 봐드렸는데 어느 길게 자랐다.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부지런히 자라는 중의 하나가 머리카락인가보다.
오늘도 나는 쓱쓱 싹싹 빗질과 가위질을 번갈아 해가며 시아버님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중이다.
근검절약이 몸에 시아버님은 주고 머리 자르는 것을 무척 아까워하셨다. 그러다 보니 아버님 모발관리는 언제나 어머님 몫이었다. 손놀림이 어찌나 빠르고 정확한지 솜씨가 여간 아니셨다. 90 넘은 연세에도 아버님 머리를 정성껏 자르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어머님의 머리 역시 담당이었다. 그리 뛰어난 솜씨는 아니었으나 어머님은 나에게 머리를 맡기셨다. 변변치 않은 실력을 믿어주신 어머님의 용기에 부응하고 싶어, 나는 동네 미용실을 적마다 간결하고 예쁘게 자를 있는 손질 방법을 수집했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잡고 자를 것인지, 그냥 빗을 대고 자를 것인지, 앞에서부터 자를 것인지, 옆에서부터 자를 것인지, 미용사로부터 전해 듣는 지식은 초보자인 나에게 유용하게 쓰였다. 물론 여전히 전문가와는 비교할 없는 서툰 솜씨였으나 시어머님은 언제나 내가 잘라드린 머리 모양에 만족해 하셨고 심지어 동네 나가 친구들한테 막내며느리가 잘라준 머리라고 자랑도 하셨다.
그렇게 해서 머리 자르는 솜씨가 제법 자라날 무렵, 2 어머님이 노환으로 돌아가시자 나는 자연스럽게 아버님의 전담 이발사가 것이다. 그런데 여자 머리를 담당했던 내가 갑자기 남자 머리를 자르려니 이것 또한 난감한 일이다. 아버님은 머리를 만지고 있는 내내 나와 어머님의 머리 자르는 실력을 비교하면서 이러신다.
“너희 어머니는 깜짝할 머리를 잘랐는데, 많이 느리구나”
오늘따라 돌아가신 어머님의 손길이 그리우신가보다.
늘어진 아버님의 어깨가 왠지 쓸쓸해 보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머리를 자르고 나니 아버님 얼굴이 한결 말쑥해지셨다.
나는 얼른 손거울을 보여드리며 “아버님, 오늘 솜씨 어때요? 어머님보다 잘랐죠? 라고 어리석은 질문을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늘따라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드셨는지 환하게 웃으시며 주머니에서 5 원짜리 지폐를 꺼내 주신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이발비를 받아야 하나 난감해하는데 아버님도 일단 손해를 보시려는지 일침을 놓으신다. “그래도 어머니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아마도 난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한 달에 한 번쯤 문을 열어야 하는 엉터리 이발관을 계속 운영해야 할 듯하다.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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