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전체기사보기
 
812호 / 불기 2566-10-06

능인뉴스

스님법문

칼럼·사설

독자마당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전체보기
경전강의
신행생활
반야의 샘
부서탐방
불사
기획
참선원
순례
 
뉴스 홈 칼럼·사설 반야의 샘 기사목록
 
시심불심-혜능은 방아를 찧고 주리반특은 마당을 쓸었다
기사입력 2014-06-09 오후 1:29:00 | 최종수정 2014-06-09 13:29

마음

                       곽재구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에서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난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수한 언어의 숨결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불교공부를 흔히 마음 닦는 공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마음은 세상만물을 다 품을 수 있을 것처럼 커다랗다가도 때로는 너무나 작아서 바늘 하나도 꽂을 수 없을 만큼 작아지기도 합니다.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으니 참 희한한 것이기도 합니다.
중국 선종의 5조 홍인대사 문하에는 신수와 혜능이라는 뛰어난 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신수는 다른 스님들을 가르치는 교수사 일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혜능은 가난한 나무꾼으로 글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혜능은 어느 날 거리에서 어떤 사람이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금강경》 구절을 읽는 소리를 듣고 온 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물어 북쪽 홍매산에 있다는 홍인 대사를 찾아갔습니다.
“스님, 부처가 되는 법을 구하고자 멀리 남쪽에서 찾아왔습니다.” 먼 길을 오느라 행색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던 그를 보고 홍인대사가 말했습니다. “영남의 오랑캐가 어찌 부처를 구한단 말이냐?” 그러자 혜능이 답했습니다.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지만 부처의 성품에 어찌 남북이 있겠습니까?” 홍인 대사는 그가 법기(法器)임을 알아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으나 내색하지 않고 방앗간에서 일하도록 했습니다.
여덟 달 쯤 지난 어느 날 홍인 대사는 제자들을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각자의 깨달은 바를 게송으로 지어보아라. 누구든 참으로 깨달은 자에게 내 의발(衣鉢)을 물려주고 육조로 인정하겠다.”

며칠 후, 신수가 먼저 벽에다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신시보리수 身是菩提樹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심여명경대 心如明鏡臺 마음은 밝은 거울일세
시시근불식 時時勤拂拭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물사야진애 勿使惹塵埃 때가 끼지 않도록 하여야 하리.

다른 제자들이 그것을 보고 “역시 교수사인 신수가 제일이다”라고 웅성거렸지만 홍인 대사는 “아직 깨치지 못했다”고 못박아 말했습니다.
신수의 게송을 전해 들은 혜능은 글을 몰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벽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겼습니다.

보리본무수 菩提本無樹 보리에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역비대 明鏡亦非臺 명경 또한 틀이 아닐세
본래무일물 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하처야진애 何處惹塵埃 어느 곳에 티끌이 있으리

홍인 대사는 이 게송을 보고 내심 흡족했으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여 “이 또한 깨치지 못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방앗간으로 혜능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방아는 다 찧었느냐?” “방아는 다 찧었으나 아직 키질을 못하고 있습니다.” 대사는 절구통을 세 번 두드렸습니다. 혜능이 그 뜻을 알고 삼경이 되어 대사를 찾아갔습니다.
방아를 다 찧었냐는 것은 번뇌의 껍질을 벗었느냐는 것입니다. 이에 혜능은 번뇌를 벗어나긴 했으나 키질, 즉 자성 본래의 밝음을 드러내기 위한 마지막 가르침과 인가가 필요하다고 대답한 것이니 이심전심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대사가 《금강경》을 설해 주자 혜능은 순간 눈 앞이 확! 열리어 게송을 읊었습니다. “어찌 자성이 본래 청정하며 본래 생멸이 없으며 본래 구족함을 알았겠습니까. 어찌 자성이 본래 움직임이 없으며 능히 만법을 냄을 알았겠습니까.” 이에 홍인 대사는 그의 깨달음을 인가하고 그에게 의발을 전해주니 이 분이 6조 혜능 대사입니다.
보통 혜능의 게송은 선적(禪的)이며 무위법(無爲法)이라 하고, 신수의 게송은 교학적이며 유위법(有爲法)이라고 합니다. 어떤 수행이든 ‘나는 수행을 이렇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所]’가 있거나 ‘내가 하는 수행이 최상승법’이라고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이는 유위법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여기 ‘생각한다’는 것은 어느 한 쪽을 취하여 머물고 집착하는 것으로써 자기 고집과 주장, 조작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키게 됨을 의미합니다. 무위법은 ‘응무소주이생기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생각하는 바’가 없습니다. 행위만이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불법을 만나 수행을 시작하고자 발심하는 것은 유위법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고자 하는 목적과 의도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을 해 나갈수록 저절로 무위의 길로 나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유위를 통해서 무위로 가는 것입니다. 혜능 대사 역시 전생에서부터의 수행인연과 시절인연이 무르익어 결실을 본 것이고, 부처님도 옛날에는 우리와 같은 범부였습니다.
부처님의 제자 중 주리반특이라는 사람은 오로지 마당 쓰는 일을 수행으로 삼아 정진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는 마당을 쓰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하였기에 ‘때가 묻고 먼지가 쌓이는’ 마음이 본래 청정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닦지 않으면 때가 끼고 먼지가 쌓이므로 시시때때로 털고 닦아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닦기 위해 절을 하고 사경을 하고 염불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오갑니다. 설거지를 할 때도 빨래를 할 때도 ‘지금 하고 있는 그것’에 집중해보십시오. 혜능은 방아를 찧었고 주리반특은 마당을 쓸었습니다.

글 : 구보인덕

기사제공 : 능인선원
 
 
 
독자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의견쓰기
 
 
 
종합 능인뉴스 칼럼·사설
반찬배달 자원봉사자 모집
한부모가정
마을과 아이컨택 「개포 zoom-in..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공익..
「내리사랑」 사회참여활동
아동청소년의 활기찬 2학기를 응..
佛法을 만난 인연은 귀한시간이..
發心修行章(발심수행장)
범부(凡夫) 상주(常住) 인과(因..
사랑의 마음, 자비심으로 서로 ..
감동뉴스
불자단상 - 4월을 맞이하며
나홀로 사찰여행기 24 양주 회암..
9월 법당 행사 일정표
방생, 측은지심의 아름다운 마음..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추천해주..
法을 공부해야 평화로워집니다 ..
CMS 정기 후원 안내
아동청소년의 활기찬 2학기를 응..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추석 행사..
반찬배달 자원봉사자 모집
오랜만에 함께 송편을 빚으며 명..
광고문의 · 기사제보
서울시 강남구 양재대로 340   대표전화:02)577-5800   팩스:02)577.0052   E-mail:gotonungin@hanmail.net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c)2022 능인선원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