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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기사입력 2014-05-12 오후 3:46:00 | 최종수정 2014-05-12 15:46


<청전/휴(2013)>

난 두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서점에 간다. 아무런 정보 없이 그 자리에서 끌리는 책을 선택한다. 가끔은 어이없는 책을 골라 황당해 하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즐거움에 행복해 한 적이 더 많다. 이날도 무심코 펼친 책 속의 흑백 사진에 매료되어 책을 구입했다. ‘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 속에서 전혀 예상치 않은 인물들을 만나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가 마음을 가라앉혀 주고 더없이 맑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저자 청전 스님은 신학교에서 신부 수업을 받다 송광사로 출가하여 스님이 되신 분이다. 신학생에서 승려로 다시 한국에서 인도로, 참스승을 찾아 떠돌던 십여 년 행각을 멈추고 히말라야에 정착한지 26년이다. 그 세월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보내고 있다.
작가는 매년 찻길도 없는 해발 사오천 미터 히말라야 산속 곰빠(불교사원)에서 생활하는 라다크의 스님들과 주민들을 위해 의료 봉사를 다닌다. 일 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라다크로 떠나는 여름 한 달 순례길이다. 한국에서 공수해간 의약품, 보청기, 손톱깎이까지 걷고 또 걸으며 힘들게 나르는 일도 수행의 일부로 생각한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사진이 있다. 푸줏간 3형제다. 비슷비슷한 키의 60전후 세 형제는 편안하고 온화해 보인다. 그 지역에서 사람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멸시와 천대를 받는 도살업이 생업인 그들의 표정이라 믿기지 않는다.
작가는 말한다. ‘푸줏간 삼형제처럼 사회 밑바닥을 이루는 순박한 민중의 삶을 접할 때마다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진실한 삶의 자리에 뿌리박은 그들의 모습은 가슴속 깊이 잠재해 있던 나의 삶을 바로 비추고 들여다보게 한다. 이처럼 그분들을 통해 나를 끊임없이 돌아보게 되니 나의 종교는 민중일 수밖에 없다. 진실하며 위선이 없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민초들의 삶이야말로 세상의 스승인 것이다.’
그들의 삶에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작가의 얼굴 또한 편안하고 환한 얼굴이다. 사진만 보아도 편안함과 따스함이 전해져온다.

“마쎄! 마쎄! (죽이지 마! 죽이지 마!)”

갑작스런 어린아이의 비명 소리에 고개를 돌린 작가, 알고 보니 생쥐 한 마리가 좌판에 나왔다가 중국 공안의 발에 밟혀 죽은 것이다. 공안들의 장난 짓에 죽이지 말라고 절규하던 아이의 안타까운 목소리였다. 쪼그려 앉아 울부짖던 아이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은 쥐새끼 한 마리의 주검 때문이 아니다. 하찮은 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티베트인의 심성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지금 티베트의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민족말살 교육은 도를 넘어서 있다. 숙제를 보면 벌레가 아닌 몸집이 큰 동물을 잡아오면 점수를 많이 주는 것이다. 티베트인의 혼을 없애고 그 자리에 중화의식을 심어가는 것이다.
북인도 한쪽 끝에 있는 라다크 지방은 그 옛날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기 전에는 티베트에 속한 땅이었다. 이 라다크에는 유난히 불탑이 많다. 모양도 크기도 각양각색인 수많은 불탑들이 이 곳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그런데 라다크 불자들의 신심이 아무리 깊다고 해도 단순히 부처님 마음을 생각하며 그렇게 많은 불탑을 쌓았을까? 의구심이 생긴 작가, 알고 보니 그 배경에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있었다. 도둑, 사기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사람 등 범죄자들에게 당시 왕들의 처벌 방법이 탑 쌓기였다고 했다. 다시 죄를 짓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벌을 내린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들은 참으로 착한 민족이구나 싶었다. 역사적으로 어떤 종교국가에서도 없었던 독특한 형벌이고, 인간적인 발상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참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최고의 교화방법이 아닐는지.
요즈음, 그와 같은 교화방법은 더 꿈같이 생각 된다. 그렇게도 순한 민족이 세계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 떠올려도 참 행복해진다. 작가는 그들의 맑은 영혼을 소개하면서 그 존재 자체가 이 혼탁한 세상을 정화하는 빛으로 남기를 바랐다. 때 묻지 않은 인간의 마지막 순결한 영혼을 남김없이 파괴하는 무자비한 작태를 보면서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작가다.
“우산 없이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 하나 사주는 것보다 함께 우산 없이 비 맞으며 걷는 것이 나의 길임을 알기에~” 라는 작가의 말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글 : 임명의광

기사제공 : 능인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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